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아이토키(italki). 한국어 교사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 강사나, 자격증 없이 원어민만으로 수업할 수 있는 커뮤니티 튜터 강사 신청을 위해서는 자기소개 영상을 촬영해야 합니다.
1~3분 분량의 영상을 촬영하면 되는데 셀카나 영상 촬영에 익숙지 않은 저는 이 점이 너무 힘들어 촬영에만 반나절 정도의 시간을 소비할 정도로 죽을 맛을 맛봤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저처럼 자기소개 영상 촬영을 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어 제가 촬영한 방법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선배들의 영상을 벤치마킹하자.
강사에 신청하기로 결심하였지만 막상 자기소개 영상을 어떻게 촬영해야 할지 막막해 먼저 한국어 선생님들은 자기소개를 어떻게 했는지 벤치마킹하기로 하였습니다. 전문강사나 커뮤니티 튜터 가릴 것 없이 자기소개 영상을 보았는데요. 영상 촬영과 자기소개 멘트에 일정한 패턴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상 촬영 방식의 패턴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 영상 촬영 방식
1) 전문가가 만들었을 것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감성적이며 고급스러운 영상
2) 간편하게 집에서 핸드폰으로 촬영한 영상(나의 선택)
이 두 가지 중에서 어떤 방식으로 촬영하고 싶으신가요? 누구라도 1)의 촬영방식을 선호할 것입니다. 저 역시 1)의 방식으로 촬영하고 싶었지만 장비, 촬영, 편집 기술 등 인프라가 없어 2)처럼 집에서 촬영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자기소개는 어떤 패턴이 있을까요?
나. 자기소개 방식
1) 한국어로 자기소개 후 영어 또는 목표로 하는 국가의 언어로 다시 한 번 자신을 소개하는 영상
2) 한국어로 끝까지 자기소개를 하는 영상
3) 한국어로 끝까지 자기소개를 하지만 하단에 외국어 자막이 들어간 영상(나의 선택)
첫 번째와 두 번째 방식은 굳이 편집 기술 등이 필요하지 않아 촬영 시간이 단축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외국어를 구사하는 영상을 촬영할 수 있을 정도로 외국어 회화에 강점이 없었고 한국어로만 끝까지 이야기하기에는 외국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부족하다고 판단돼 번거롭지만 3)의 방식으로 촬영하기로 하였습니다.
정리해 보면 저는 집에서 핸드폰을 이용해 한국어로 끝까지 자기소개 영상을 촬영한 후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해 자막을 씌우는 방식으로 촬영 방향을 잡았습니다.
2. 대본을 만들고 시간을 측정하자.
촬영 방식을 정한 뒤 어떤 이야기를 할지 구상하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원래 대본을 외우지 않고 그날의 흐름대로 이야기하는 것을 선호하는데요. 막상 카메라 앞에 서보니 긴장감으로 인해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몇 가지 멘트를 생각해냈지만 정석적이면서 기계적인 멘트밖에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가흥동야생마입니다. 저는 한국에 살고 있는 원어민입니다. 한국어를 배우신다고요? 그럼 저에게 오세요. 즐겁게 배워볼까요?"
마치 발라드 가사에서 "사랑해. 난 너밖에 없어. 그러니 돌아와. 제발"처럼 누구나 중요한 문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예상이 가능할 정도로 진부하게 느껴졌습니다. 좀 더 나를 차별화하는 문구가 필요했습니다.
게다가 유튜브나 블로그에서 아이토키같은 온라인 화상 교육은 자기소개 영상을 잘 만들어놓아야 수강생들이 영상을 보고 수업을 신청한다는 이야기를 알게 되고 나서 저 멘트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수강생들에게 어필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저 자신도 설득이 되지 않는데 다른 사람, 심지어 외국인을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 불 보듯 뻔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용한 카페로 간 뒤 편안한 환경에서 생각을 정리하면서 어떻게 이야기할지를 고민하였습니다. 외국인들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는 특정 국가를 목표로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판단하였죠.
저는 게임이나 드라마, 애니를 자주 본 경험으로 영어보다 일본어에 이해가 높아 제 수업의 주 수강생들은 일본인으로 삼자고 정하였습니다. 다른 선배들과 차별점이 생긴 것이지요.
차별점이 생겼으니 이제 대본을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오랜 시간 고민 끝에 겨우 6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대본의 주요 내용
가. 자기소개 : 안녕하세요. 저는 가흥동야생마입니다. 저는 한국에 살고 있는 원어민입니다.
나. 수업 목표 : 여러분이 한국어를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가르쳐주는 것입니다.
다. 수업 방식 : 우선 한국어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한 후 교구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라. 차별점 : 저는 일본어를 어느 정도 알고 있어 일본인 분들이라면 제 수업을 좀 더 쉽게 이해가 가능합니다.
마. 마무리 : 감사합니다.
대본을 완성시킨 후 휴대폰의 스톱워치 기능을 켜고 천천히 대본을 한 번 읽어보니 1분 14초가 나왔습니다. 이 정도면 짧고 간결하게 저를 소개할 수 있고 쉽게 촬영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대본을 쓰고 나니 피로감이 몰려와 촬영은 다음 날 하기로 하였습니다.
3. 영상을 촬영하자.
촬영 전 몸단장을 하고 밝은 분위기의 옷을 입었습니다. 촬영 장소는 집 안에서 벽을 등지고 촬영하기로 하였습니다.
핸드폰을 들고 촬영하려고 했지만 팔이 아파 촬영에 집중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돼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준 미니 삼각대를 사용하여 핸드폰을 고정시켰습니다.
준비가 끝나 리허설 후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여기서 세 가지 문제가 발견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시선이었습니다. 촬영에 익숙지 않아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몰랐기에 촬영할 때마다 핸드폰 본체 중앙을 응시하였습니다. 촬영을 하면서 내 모습이 어떻게 찍히나 동시에 볼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러다 보니 영상에서 시선이 정면이 아닌 다른 곳을 보는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렌즈를 정면으로 봐야만 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핸드폰 위치와 각도를 다시 조정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대사였습니다. 대본은 완성시켰으나 외우기 않은 상태로 촬영에 들어가니 말을 더듬거나 긴장으로 인해 크게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리는 등의 문제, 똑같은 이야기를 계속 되풀이하는 문제 등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대로는 촬영 결과가 좋을 것 같지 않아 대본을 계속 외우고 말하고를 반복하며 자연스러워졌다고 느껴질 때까지 계속 촬영하였습니다.
마지막은 못생김이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분명 괜찮았었는데 영상 속에는 친근하면서도 이질감이 느껴지는 못생긴 청년이 1분 동안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었죠. 각도를 조절해 봐도 찍을 때마다 자괴감에 휩싸여 잠시 촬영을 쉰 채로 제가 여자친구가 없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러자 친구가 스노우 앱을 이용해 영상을 촬영해 보라는 조언을 해줘 앱을 사용해 촬영해 보았습니다. 효과는 굉장해 밑바닥까지 떨어진 자존감이 점점 회복되었고 4시간 만에 완전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영상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4. 영상을 편집하자.
촬영한 영상에 외국어 자막을 입히기 위해 편집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편집은 블로(VLLO)를 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모바일에서만 사용 가능한 앱으로 모든 기능을 사용하려면 유료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지만 자막 등의 간단한 작업은 무료로 제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UI도 쉽고 간편하게 구성되어 있어 편집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왠지 광고글처럼 느껴지네요. 이 포스팅에는 협찬도 없음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제가 손이 커 핸드폰으로는 세심한 작업이 어려워 태블릿에 블로 앱을 설치한 후 외국어 자막을 입히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외국어는 만들어놓은 대본을 번역기로 옮긴 다음 변환된 외국어를 다시 한국어로 바꿔보고 의미가 일치하는지 확인한 후 자막에 적었습니다. 첫 줄에는 영어, 다음 줄에는 일본어를 넣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아이토키 자기소개 영상을 촬영했을 때 제가 사용한 방법을 말씀드렸습니다. 1~3분 분량의 짧은 영상을 촬영하는데도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을 알게 된 시간이었네요. 아직 영상 촬영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도움이 되길 바라며 포스팅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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