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하고 아련한 추억과 함께 인생의 흑역사를 간직한 SNS 서비스가 있습니다. 이미 다들 눈치채셨겠죠? 바로 싸이월드입니다. 전성기 시절 싸이월드의 인기는 제가 현재까지 겪어본 모든 SNS 중 가장 으뜸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정도로 대단했었습니다.
그런 싸이월드도 시대의 흐름을 견디지 못하고 묻혀버렸다가 2022년 4월 다시 한번 우리에게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과연 싸이월드는 옛 영광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요?
1. 모바일로 다시 돌아온 싸이월드
새로운 싸이월드는 2022년 4월 2일 오후 4시 42분에 서비스를 개시했습니다. 싸이월드와 발음이 비슷한 숫자 4와 2를 활용한 마케팅이 마음에 드네요.
웹사이트로 운영되던 이전과 다르게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여 모바일로 매체가 변경되었습니다. 따라서 구글 플레이와 앱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습니다.
2. 분명 알았는데 얘가 누구였더라..
모바일 싸이월드는 예전 웹사이트에서 사용하던 계정으로 로그인을 할 수 있었습니다. 로그인을 마치자마자 가장 먼저 예전에 맺었던 일촌들이 보여 잠시 옛 시절의 향수에 젖어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동안이었습니다. 생각 외로 엄청난 혼란을 겪게 되었는데요. 분명 그 시절 제가 아는 사람들과 일촌을 맺었을 텐데 너무 세월이 오래되다 보니 이제는 누가 누구였는지 기억나지 않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한 것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 군 시절 담당 장교, 헤어진 전 여자친구, 이제는 누구였는지도 기억도 안 나는 대학시절 선후배 등 마음속 깊이 꽁꽁 묻어뒀던 기억이 다시 지면을 뚫고 기어 나오니 반가우면서도 당황스러운 복잡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지금 보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일촌명들이 다수 보이는 것으로 보아 그 시절의 저는 상당히 가식적인 삶을 살았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너무나도 아쉬운 반쪽짜리 출시
미니홈피에 들어가니 예전에 사용하던 미니룸이 보였습니다. 이제는 외우지도 못하는 그 시절 핸드폰 번호가 미니룸 중앙에 떠 있어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그 시절에는 저작권을 무시하는 마법의 주문 '퍼가요♡'와 개인 정보고 뭐고 자신을 어필하려기 바빴던 혼돈의 시절이었으니까요.
문제는 일촌 리스트와 복구된 미니룸만이 현재 싸이월드에서 즐길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미니룸과 함께 고려해야했던 홈페이지 스킨은 구현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모바일로 변경됨에 따라 사라졌거나 아직 구현이 되지 않은듯합니다.
우측 하단에는 주크박스 기능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미니룸, 스킨과 함께 중요한 요소였지만 이제는 SNS 서비스 트렌드가 변화함에 따라 과연 음악 기능이 제 기능을 발휘할지 의문이 드는 기능이었습니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사진첩이나 방명록, 다이어리 기능이 출시화 함께 복구되지 않은 점이 굉장히 치명적이었습니다. 수없이 이불을 차게 만들 다이어리와 그땐 분명 유행이었는데 지금 보면 형편없던 사진이 있던 사진첩 기능이 복귀된 채로 출시되었다면 완벽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을 텐데 말이죠. 출시 연기가 거듭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급하게 출시한 고육지책이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분명 개발진도 이 점이 치명적이란 것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왜 이렇게 불완전하게 출시를 할 수밖에 없었는지 궁금했고 개인적으로도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정보를 찾아보았습니다. 이미 복원은 마쳤으나 모바일로 데이터를 업로드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었습니다. 이달 중으로는 마무리가 된다고 하니 아직 싸이월드가 완전한 이사를 마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4. 조금만 더 빨리 나왔더라면
저는 개인적으로 '그 시절 싸이월드가 모바일 혁명에 대응해 최적화에 성공했다면 현재 페이스북이 국내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미니홈피를 꾸미는 재미와 일촌 시스템은 지금 생각해도 시대를 앞섰다고 생각하기 충분한 기능이기 때문이죠.
때문에 2022년에 다시 부활한 싸이월드가 반가우면서도 안타까운 것이 사실입니다. 과거 국내 트렌드를 선도하던 싸이월드가 이제는 모든 것이 뒤바뀐 시장에서 아무것도 없이 그저 '추억'이라는 무기만 가지고 다시 시작해야 하니까요.
싸이월드는 당장 기존 이용자들이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새로운 연령층을 흡수해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데이터가 복구되기 전까지는 도전장조차 던질 수 없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싸이월드가 다시 한번 화려하게 부활해 신드롬을 일으킬지, 아니면 과거의 추억을 보여주고 다시 세월에 묻혀버릴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저는 20대를 싸이월드로 울고 웃었기에 꼭 부활하기를 바라면서 이번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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