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는 분명 값싸고 양 많이 주는 술집, 새로운 만남이 있을법한 왁자지껄한 술집을 좋아했는데 30대 중반이 되면서 성향이 반대로 변해버렸습니다. 이제는 무한 리필보다 조금 먹어도 맛 좋은 곳, 시끄러운 곳보다는 조금이라도 조용한 곳에서 서로 살아가는 인생 이야기를 듣는 것이 더 좋게 느껴지네요.
최근 굉장한 술집을 한 군데 발굴했습니다. 평소 무심하게 지나치기만 했는데 지인의 칭찬을 듣고 가본 곳이었는데요. 안주가 너무 맛있어 첫 방문 후 1주 뒤에 바로 재방문하게 된 곳입니다. 영주 택지에 위치한 '고래똥'입니다.
1. 택지 핫플레이스에 위치한 고래똥
고래똥은 택지 투썸 플레이스와 세븐일레븐을 가로지르는 길가에 위치해있습니다
- 대중교통으로 오실 경우 샤브향이 보이는 코아루 노블 아파트 버스 정류장에서 내린 후 300m 정도 걸어야 합니다.
- 자차로 오시는 경우는 도로 폭이 좁고 인구, 차량 유동이 많으며 주차공간까지 없어 주차에 애로 사항이 꽃 필 수 있으니 노브랜드 옆 공영 주차장에 주차 후 걸어오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실내 포장마차 콘셉트의 메뉴판과 인테리어
매장 간판 좌, 우로 고래가 대칭되어 있고 오른쪽엔 풍선이 붙어 있습니다.
매장 내부는 약간 어두운 조명과 천장에 돌고 있는 미러로 감성 주점의 향기가 느껴지는 실내 포장마차 콘셉트입니다. 벽에는 많은 분들이 방문한 것을 반증하는 낙서가 빼곡하게 적혀 있네요.
3. 소주 안주에 최적화된 맛있는 안주들
저의 평소 음주 패턴은 1차에서 어느 정도 먹고, 2차로 넘어가서 간단하게 또 먹고, 3차를 가거나 집으로 가게 됩니다. 2차를 가는 이유는 분위기를 전환하거나 가벼운 안주를 먹으러 가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지요.
하지만 고래똥에서는 2차고 뭐고 1차에서만 있다가 집으로 귀가했습니다. 안주가 너무 맛있어서 2차를 갈 필요가 없었거든요. 제가 먹었던 안주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겨울에만 먹을 수 있는 계절 메뉴 석화 찜입니다. 자리가 끝나기 전까지 남아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양을 자랑합니다. 나이프로 붙어있는 관자까지 같이 떼서 초장에 찍어 먹으면 관자의 쫄깃한 식감과 굴의 풍부하고 시원한 맛이 입안에 퍼짐을 느낄 수 있는 훌륭한 안주였습니다.
두 번째는 오징어 숙회입니다. 반들거리는 윤기가 보이시죠? 차오른 살과 한 입에 들어가기 좋게 잘려있는 모양으로 쫄깃하면서 단단한 식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는 오돌뼈+밥+계란후라이입니다. 오도독 씹히는 오도독뼈를 매콤한 양념에 볶고, 밥과 김가루, 계란 프라이, 스팸이 얹어져 있습니다. 화려한 비주얼에 이 메뉴가 나오고 일행 모두가 놀랐습니다. 맛은 여러분들이 상상하시는 그 맛이 맞아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식사 겸 반주도 가능하고 여성분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메뉴였습니다.
네 번째는 감자 전입니다. 감자를 곱게 채 썰어 구워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맛과 고소한 향이 일품이었습니다.
마지막은 육회입니다. 육회는 무슨 미사여구가 필요할까요. 싱싱한 노른자에 비벼 신나게 먹고, 밑에 깔린 고소한 치즈에 싸 먹고, 아삭한 쌈 배추와 함께 먹었습니다.
고래똥은 갬성을 자극하는 실내포차 콘셉트의 디자인, 소주가 술술 넘어가는 맛있는 안주가 있는 멋진 술집이었습니다!
아직 영주에서 고래똥을 방문하지 못한 분들이나 타지 친구들이 놀러 와서 맛집을 데려가야 하는 분들이라면 꼭 방문해 보시길 바라면서 오늘의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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